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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순교수, 탄소나노튜브 FED기술 세계 첫 개발

입력 | 1999-06-07 18:45:00


탄소반도체 이론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서울대 임지순(任志淳·47)교수가 삼성종합기술원과 공동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탄소나노튜브FED(Field Emission Display)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학자들에 의해 이 기술이 연구된 적은 있지만 컴퓨터나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로 상용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임교수팀은 지난달말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디스플레이 학회 SID(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에서 이 신기술을 발표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디스플레이 연구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FED기술은 현재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보다 시야각, 휘도(밝기) 등 성능면에서 월등히 앞선 것으로 평가돼 상용화될 경우 연간 80조원에 달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독주가 예상된다.

특히 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할 경우 제조공정이 간단해지면서 제조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문제로 지적돼 온 가격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두께도 3㎝이하로 얇아지게 돼 박막(薄膜)을 지향하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임교수는 “탄소를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만들 경우 전자를 방출하는 전자총을 일일이 만들 필요가 없고 다른 기술에 비해 화질이 뛰어나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교수팀은 현재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하는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이며 2,3년 내에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술개발이 마무리되면 삼성전관이 이 기술을 활용해 TV 화면, 컴퓨터 모니터, 휴대전화 화면 등을 양산할 계획이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