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거치면서 여당 의원들의 분위기가 한결 침체됐다.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과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유임에 대한 지역여론을 확인하고 7일 돌아온 의원들은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내년 총선이 위험하다”고 비명을 터뜨렸다. 특히 영남과 충청권 등 국민회의 약세지역의 의원들의 표정은 더욱 심각했다.
경북 경산―청도 출신 자민련 김종학(金鍾學)의원은 “지역구를 돌아보기가 겁날 정도”라고 했고 강원의 한 국민회의 의원은 “김장관 봐주느라 인천의 송영길(宋永吉)후보만 불쌍하게 됐다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충남 천안의 자민련 정일영(鄭一永)의원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무면허운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만취운전’이라 언제 사고를 낼지 모른다고들 빈정대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출신의 다른 자민련 의원은 “이 정권에 뭣하러 붙어있느냐고 성화가 대단하다”며 국민회의와의 결별론을 제기했다.
서울의 한 국민회의 중진의원은 “김대통령이 법논리를 들어 법무장관을 유임시킨 것은 민심을 모르는 처사라는 비난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반면 호남에선 피차 언급을 자제하는 가운데 내심으로는 그렇게 심각한 사건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다수로 보인다는 게 이 지역 출신 이영일(李榮一)의원의 전언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