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패문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부조 풍습 등으로 뇌물에 대해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이런 인식이 부패문화 척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오늘의 한국인들은 ‘선물’과 ‘뇌물’에 대해 상당히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양자의 경계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80%이상이 ‘공무원이 일을 잘 처리해준 것에 대해 민원인이 감사의 표시로 10만원 가량의 접대를 했을때’ 그 형태가 현금이든 술대접이든 상품권이든 가리지 않고 모두 뇌물로 봐야 한다고 응답했다.
10만원짜리 놀이공원 이용권 선물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8.2%가 뇌물이라고 응답했다.
5만원짜리 선물에 대해서도 절반이상이 뇌물로 봐야 한다고 응답했다.
5만원짜리 양주는 56.2%가, 5만원짜리 도서 상품권은 49.9%가 뇌물이라고 응답했다.
받는 이의 입장에서는 소액의 현찰이나 상품은 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주는 사람은 이를 엄연히 뇌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주는 것임을 조사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응답자의 90% 가량이 공무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1만원미만의 점심을 대접했을 경우에는 이를 뇌물로 보지 않는다고 응답, 합리적인 가격의 식사대접은 감사의 표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조사결과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반 국민이 뇌물의 범위를 엄격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만큼 공무원 행동윤리 강령 등에서 공무원이 공무를 수행하면서 지켜야 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엄격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기기자〉watch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