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뿐만 아니다. 어느 식품도 다이옥신에 안전하지 않다. 다이옥신은 벨기에산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닭고기 어패류 심지어 담배에도 함유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이옥신은 염소결합 유기화합물을 제조하거나 PVC(폴리염화비닐) 염화벤젠 염화페놀 등을 소각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물질. 국내 다이옥신의 95%가량이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이옥신은 기름에 녹는 지용성으로 먼지 토양 등에 쉽게 흡착되며 한번 결합되면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다이옥신오염돼지고기에서도 대부분의 다이옥신은 삼겹살의 지방부분에 존재한다.
다이옥신이 동물의 지방조직에 녹아들어 농축된 것을 사람이 먹게 되면 대기 중에 노출된 것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담배가 빼놓을 수 없는 다이옥신 배출원이다. 담배를 피우면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루 한갑 담배를 피우면 7pg(피코그램·1pg〓1조분의 1g)의 다이옥신이 나온다. 벨기에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함유량은 g당 1pg.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하루 다이옥신 섭취 허용량은 몸무게 1㎏에 1∼4pg. 따라서 몸무게 60㎏인 성인의 하루 섭취 허용량은 60∼240pg에 이르지만 체내에 농축된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
한편 지난해 9월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과 신동천(申東千)교수와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장윤석(張倫碩)교수팀이 서울과 인천에 사는 산모 10명의 모유를 분석한 결과 모유지방 1g에 평균 18pg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충격을 주었었다. 유아가 이 모유를 매일 800g씩 먹으면 몸무게 1㎏에 하루평균 52pg의 다이옥신에 노출되는 셈이다.(본보 98년 9월12일자 30면 보도)
신교수는 “다이옥신 허용 기준치 이하의 식품에 대해 크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지만 길게 보고 총량적으로 다이옥신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 시민 등 모든 단체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성희·이헌진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