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에게 휴식이란 없다
그는 늘 고통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며
외출을 한다
벌새의 분주한 날개를 타고
상처받은 사람의 영혼은
언제나 몸 밖을 떠돈다
상처보다 깊은
어둠의 노래와 함께
하여, 어느 날, 그대를 찾아온
죽음이라는 영원한 휴일도
그대 영혼을 만날 수는 없었으리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열림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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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찾아오는 아침과 함께 찾아오는 게 슬픔이라고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휴식이란 없다고 한다. 그렇구나. 아침마다 슬픔에게 ‘안녕!’하고 인사를 할 수도 있구나. 희망에게가 아니라, 기쁨에게가 아니라, 고통과 슬픔에게 매일 아침인사를 나누는 도저함. 청승스럽지 않아 좋다. 경쾌해서 더욱. 그래, 슬픔이여, 좋은 아침!
신 경 숙(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