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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21/부패고리 왜 안끊기나?]감사원 사정 현실-문제점

입력 | 1999-06-09 19:57:00


정권교체기였던 지난해 초. 대통령직인수위에서는 인수위원과 감사원직원간에 문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오는 설전(舌戰)이 벌어졌다. 인수위측은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과정의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를 주문했고 감사원측은 “이미 충분한 감사를 실시했던 사안”이라며 반대했던 것.

하지만 감사원은 새 정권 출범 직후 대대적인 PCS특감을 다시 실시했고 몇개월 뒤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또한 인수위측과의 마찰로 감사원 사무총장이 엉뚱한 피해자가 되어 옷을 벗게 됐다는 게 감사원 안팎의 얘기다.

감사원은 헌법과 감사원법상 대통령 소속이면서 직무에 관한 한 독립성을 지닌 다소 애매한 위상을 가진 공직사정기구. 이런 이중성 때문에 감사원 역시 표적감사 편파감사 등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현 정권 들어 외환위기특감 포항제철특감 등이 시비거리가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감사원은 정부 및 산하기관에 대한 회계검사와 공직자 직무감찰이라는 두가지 주요기능을 담당한다. 두 기능 중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감사원의 역할과 위상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감사원에 대한 일반의 기대수준은 매우 높았고 자연히 외풍(外風)에 시달리기 일쑤였다. 피감기관들로부터는 “감사원 때문에 도대체 일을 못하겠다”는 ‘과잉감사’시비와 함께 국민으로부터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왜 제대로 감사를 안하느냐”는 비난을 받는 등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감사원도 할 말이 없진 않다. “감사원은 정부 내의 감시기구다. 이마저 없다면 공직의 투명성을 뭘로 보장하겠느냐. 또 감사원은 수사기관이 아니다. 계좌추적권도 없이 제대로 감사를 할 수 있겠느냐.”

감사원이 안고 있는 이런 이중적 특수성과 관련해 최근 감사원 내부에서 직원들의 개인별 고과평가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적위주의 개인평가 방식이 무리한 감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

AA A B C 등 몇 등급으로 나눠 징계나 변상판정 등 가시적인 실적에 높은 등급을 주는 방식이다 보니 행정시스템의 개선권고 등 정작 중요한 사안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

직원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필요악’이라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지만 이런 평가방식이 ‘건수’위주의 무리한 감사를 낳게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