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 다가왔다. 여름철 쇠진한 기력을 보충하는 보양식으로는 영양탕 삼계탕이 으뜸으로 꼽힌다. ‘보신 음식’은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에도 있다. 재료는 자라 장어 잉어부레 사슴힘줄 오징어먹물 등등으로 다양하다. 호텔의 음식전문가로부터 각국의 보신음식을 알아본다.
◆일본
자라와 장어는 일본의 대표적 보신식품. 서울 리츠칼튼 호텔 일식당 ‘하나조노’(02―3451―8438)의 양승남과장은 “일본인은 한 번은 먹어야 여름을 ‘무사히’ 지낼 수 있다고 믿을 정도”라고 말했다.
일본인 사이에 자라는 몸의 죽은 세포를 되살리기 때문에 치매예방과 기억력 회복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자라의 등껍질만 제외하고 살코기 내장 뼈 발톱 피까지 모두 먹는다. 생강국물에 자라 뼈만 발려 넣고 3∼4시간 고아낸 ‘스퐁(자라)스프’, 자라를 통째로 썰어 삶은 뒤 술과 간장 생강즙으로 맛을 낸 냄비요리가 대표적.
국내에서 자라 피와 튀김 및 구이 등이 나오는 자라요리코스는 1인분에 20만∼30만원.
장어는 우리의 복날에 해당하는 토왕일(土王日)에 주로 먹는다. 비타민A가 일반 생선보다 100배 정도 많은 장어는 남성의 정력증강에 좋다고 일본인들에게 알려져 있으며 주로 구어 먹는다.
◆중국
잉어부레와 사슴힘줄은 중국의 보신식품이다. 양쯔강 남쪽지방을 시찰하던 청나라 황제가 “참선하다가도 냄새를 맡으면 담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불도장’(佛跳墻). 이 요리는 토기에 두 재료와 동충하초 상어지느러미 해삼 송이버섯 전복를 담아 밀폐한 뒤 5∼6시간 끓여낸 것. 소피텔앰배서더 중식당 홍보각(02―2270―3141)의 조창록주방장은 “정력증강은 물론 저항력 감퇴로 인한 기관지 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다”면서 “덩샤오핑이 즐겼던 음식”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토마토와 해산물을 열심히 먹으면 70세에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믿는 이탈리아인 사이에는 갑오징어의 먹물이 정력증강 간장보호에 효험이 있으며 특히 여성 건강에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역시 여름에 즐긴다. 신라호텔 이탈리아식당 라 폰타나(02―2230―3431)의 서상호과장은 “정력보강 음식으로 사랑받는 오징어먹물 리조토는 쌀에 오징어먹물원액 새우 한치 올리브유 등을 넣어 끓인 뒤 파마잔치즈를 얹어 마무리한 요리”라면서 “먹물죽을 쑤어 숙취 해장용으로 먹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라 폰타나에서는 1만6000원(1인분). 적포주와 함께 먹는 게 좋다고.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