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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리포트]쇼핑대행업체 확산

입력 | 1999-06-13 19:53:00


“회원번호 번인데요. 232(두루마리 휴지 10개들이) 2통이랑 364(생수) 5병 부탁해요. 그리고 581(김치)도 1통 갖다주시고요. 저녁 8시에 받을 수 있겠죠?”

맞벌이를 하는 주부 김장수씨(30·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는 11일 오전 10시경 직장에서 잠시 짬을 내 쇼핑대행업체로 전화를 걸어 저녁때 필요한 물품들을 주문했다.

이날 오후 8시. 퇴근한 김씨는 집을 방문한 쇼핑대행업체 직원으로부터 자신이 오전에 주문한 물품들을 받았다. 232, 364 등 김씨가 말한 숫자는 쇼핑대행업체가 배달을 위해 상품목록에 적어놓은 코드번호.

분당 일산 등 서울 주변 신도시의 20∼30대 맞벌이 부부와 갓난아기를 둔 주부들 사이에 쇼핑대행업체를 이용한 ‘대신 장보기’가 확산되고 있다.

전화 한통화면 집에서 필요한 물품을 배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쇼핑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들에겐 더할나위없이 편리하다.

김씨는 “시간도 절약되지만 할인점 앞에 길게 늘어선 차량대열에 끼지 않아도 되고 많은 분량의 물건을 나르느라 힘을 빼는 일을 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물건의 부피나 품목은 제한이 없다. 쇼핑대행업체는 회원제로 운영된다. 연회비는 5000

∼10000원이고 물건을 받을 때 쇼핑대행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총 구매 금액의 5∼7% 가량이다.

수수료가 들긴 하지만 회원들은 그다지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쇼핑대행업체들은 품목별로 가장 싸게 파는 대형 할인점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사온다. 따라서 회원들은 집 앞 일반 상가에 비해 10∼20% 가량 싼 값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현재 경기 성남시 분당에선 ‘쇼핑마스타’와 ‘퀵스쇼핑’, 경기 고양시 일산에선 ‘실크로드’ 등의 쇼핑대행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다.

‘퀵스쇼핑’의 윤용득(尹龍得·28)대리는 “할인점의 물건 가격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구매액과 관련해 쇼핑대행업체와 회원들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회원들이 원하는 경우에 구매 영수증을 첨부한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