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국내에서 공연한 피아니스트 B씨. 한국계 모친과 독일계 부친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공부한 그는 국내 공연을 마친 뒤 불만을 털어놓았다.
“어머니의 강권으로 하기는 했지만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내돈 들여서 모두 초대하고 심지어 음악잡지에 나오기 위해 평론가까지 자비로 섭외하라니.”
외국의 경우 아직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연주가는 학교나 성당 사립극장 등에서 연주회를 연다. 교수들도 학교 시설들을 활용한다. 물론 학내 공간의 대관료는 거의 무료. 인쇄물도 간략해서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초대권은 생각할 수도 없다. LG연암문화재단 김주호부장은 “공연기획자들이 이런 작은 연주회를 열심히 찾아 다니면서 재능있는 연주가를 발굴해 기획공연을 연다. 이때부터 연주가는 수입을 올리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미술 전시회의 경우도 외국에서는 비용이 들지않는 전시기회가 많이 있다. 미국에는 ‘화이트 칼럼’ ‘엑시트 아트’ 등 비영리공간이 활성화돼 있어 실험적인 젊은 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재단과 연결돼 그 후원금으로 운영되며 각종 상품판매 대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기도 한다. 작가들도 엽서 형태의 도록을 만들어 비용을 줄인다.
그러나 데뷔초기의 젊은 작가들이 전시비용으로 애를 먹기는 외국도 마찬가지. 프랑스에서는 이들을 돕기 위해 ‘첫 전시 지원제도’를 실시한다. 청년작가의 첫 전시를 기획하는 화랑이 예술국에 신청해 지원을 받는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