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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코리아컵]이집트전 해법은「강철 족쇄」

입력 | 1999-06-14 23:12:00


“생각보다 센데….”

13일 열린 99현대자동차배 코리아컵국제축구대회 크로아티아―이집트전을 지켜본 국내 축구전문가들은 예상외로 강한 이집트의 전력에 깜짝 놀란 표정들이었다.

비록 경기는 무승부를 이뤘지만 이집트 공격진의 빠른 발놀림은 크로아티아를 완전 압도했던 것.

15일 이집트와의 2차전(오후 7시·잠실주경기장)을 앞둔 한국대표팀 허정무감독도 바로 이같은 상대의 막강 공격력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임메이커 하사바와 원톱 하산, 리베로 사브리, 왼쪽 공격수 라이안…. 누구 하나 만만히 볼수 없는 개인기와 넓은 시야를 갖추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허정무감독은 미드필드에서부터 압박축구를 펼쳐 상대 허리진의 공격 가담을 최대한 막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역할을 맡은 것이 강철(부천 SK) 최윤열(전남 드래곤즈) 김도균(울산 현대) 등 한국팀의 최후방 저지조.

강철은 12일 멕시코와의 개막전에서 주공격수 에르난데스의 ‘금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를 꽁꽁 묶어놓았다.

에르난데스는 98프랑스월드컵 E조 예선에서 갈깃머리를 휘날리며 폭발적인 돌파와 벼락슈팅을 쏘아 한국에 1―3 역전패를 안긴 장본인. 그렇지만 그는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강철의 밀착마크에 걸려 이날 후반 17분 단 한차례 오버헤드킥을 쏘았을뿐 이렇다할 위력을 과시하지 못했다.

강철은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무릎부상으로 벤치를 지켰고 94미국월드컵 본선전을 앞두고는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쳐 태극마크를 반납한 ‘비운의 스타’.

그 울분을 씻기라도 하듯 이번 대회에서 ‘강철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이집트전에서도 홍명보와 함께 상대 공격수를 묶는 역할을 맡는다.

다행히 하산이 크로아티아전에서 왼발등을 다쳐 깁스를 해 한국전 출전이 불투명해 강철의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최윤열과 김도균은 하산의 뒤를 받치는 이집트 2선 공격수들의 2대1 패스를 차단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