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이 미래시장을 개척하도록 했습니다.”
올해초 일회용품 사용이 규제되기 시작하면서 자연상태에서 분해되는 녹말 이쑤시개와 일회용품으로 일약 연간 매출 5백억원대를 꿈꾸는 우량 중소기업으로 떠오른 ㈜그린P.
신의식(申義植·46)사장은 업계에서 ‘이쑤시개 사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초 음식점 등에서 나무나 PVC를 소재로 만든 이쑤시개의 사용이 금지된 뒤 녹말전분을 이용한 신사장의 제품이 이쑤시개 시장을 독점하게 됐기 때문. 기존 제품과 달리 자연상태에서 금방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인 미래형 제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신사장이 이쑤시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94년. 중소 전기업체를 운영하던 신사장은 취미로 스킨스쿠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한강물속을 드나들다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밖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파란 강물이 아름답게 보이지만 물속은 온통 인간 삶의 찌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한강의 아픔이 언젠가 우리의 아픔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에 일회용 제품을 대신할 환경친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냉면의 재료가 되는 당면이 딱딱한 것처럼 전분을 잘 활용하면 이쑤시개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신사장은 냉면을 먹다 떠오른 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50억원을 투자했다. 4년여의 연구 끝에 지난해 2월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을 활용한 썩는 이쑤시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전기업체를 운영하며 벌었던 돈을 모두 쏟아붇고도 10억원대의 빚장이 신세가 됐던 지난날의 설움은 신제품 개발의 기쁨에 묻혀버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신사장이 녹말 이쑤시개를 개발하고 생산설비를 갖추자 일회용품에 대한 정부의 규제방침이 발표됐다. 이로 인해 모든 식당이 신사장의 녹말 이쑤시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때맞춰 일본과 미국 등 해외 바이어들도 녹말 이쑤시개를 찾아 몰려들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시장에서만 매달 2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60억원 가량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신사장은 이밖에도 최근 일회용 종이컵과 용기 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녹말 일회용품을 건국대 축산가공학과 민상기(閔相基)교수와 함께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검사를 의뢰해놓았다. 뜨거운 물에 닿으면 녹아버리는 전분 제품의 약점을 민교수가 개발한 식용코팅 기법으로 해결했다는 것이 신사장의 설명. 이 제품의 안전성이 확인돼 대량생산에 돌입하면 수출을 포함, 연간 5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신사장은 자신하고 있다. 0346―593―8436
〈박정훈기자〉hun3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