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는 ‘찬호 팍’같은 투수가 나와야 되는데…. 그런데 당신이 그와 비슷하게 생겼네.』
14일 LA다저스가 원정경기를 벌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네트워크 어소시에이트 콜로세움구장 1루쪽 관중석에 앉아있던 한 다저스팬이 박찬호에게 한 말이다.
‘발차기 사건’으로 ‘7경기 외출’을 즐기고(?) 있는 박찬호가 비록 마릴린 먼로같은 미인과 데이트는 못했지만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팀 원정길에 동행했지만 출장정지로 더그아웃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사복차림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박찬호의 장난어린 응답.
“네 맞아요,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남들이 형제같다고 말해요.”
그러나 어린이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옆에 있던 한 미국 어린이 팬이 박찬호임을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한 것.
사인에 응해주는 모습을 본 그 팬은 “헤이, 당신 진짜 찬호 팍이잖아. 아까 내가 바보같이 보였겠네”라며 한바탕 웃었다.
팀이 3연패를 당하는 것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박찬호는 “경기장 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멀리서 바라보니까 동료 투수들이 왜 그렇게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까”라는 안타까움이 들었다는 것.
이는 자신이 그간 동료 및 팬들에게주었던안타까움이었다.“승부처에서 정면승부하는 것이 투수에게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는 박찬호는 18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서 이를 시험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다저스의 경기가 없는 15일 한국에서 오신 할아버지를 모시고 로스앤젤레스시를 안내하는 등 효도는 물론 향후 등판에 대한 구상 등 나름대로의알찬휴식을보내고 있다.
지난해 한 시즌을 보내고 곧바로 방콕아시아경기 출전, 스프링 캠프합류 등으로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올시즌을 맞은 박찬호. 시즌 중반 뜻밖의 ‘외도’가 박찬호의 올시즌 행보에 어떤 결과를 주게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클랜드〓북미주동아 황의준기자〉eugene99@sbs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