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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근대에서 현대미술…」展

입력 | 1999-06-16 19:07:00


‘근대에서 현대미술로의 전개’전은 호기심과 갈증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작가들의 지명도로 눈길은 끌지만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17∼30일·서울 종로구 관훈동 노화랑〉작가들은 드라마틱한 생애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박수근 이중섭과 김환기 이응로 이상범 변관식 도상봉 장욱진 오지호 등 하나같이 쟁쟁한 이름들이다.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비중있게 기록된 인물들의 독창적 세계를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전시회.

총 40점이 전시된다. 김환기 작품 7점, 장욱진 작품 5점, 나머지 작가들의 작품은 3∼4점씩이다. 대부분이 드물게 전시회에 나왔던 작품들이다. 저마다 수백점의 작품을 남긴 작가들이라 이번 전시작품들만으로 작품세계를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박수근의 ‘빨래터’와 ‘길’, 이중섭의 ‘벚꽃 위의 새’, 장욱진의 ‘독’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박수근의 ‘길’은 표면이 거친 나무판지 위에 물감을 두텁게 칠한 작품. 헐벗은 가로수가 서있는 길을 머리에 함지박을 인 여인이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그렸다. 투박한 붓질로 표현한 삶의 힘겨움과 고단함 속에서 맞잡은 모자의 연약한 손길이 애틋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이중섭의 ‘벚꽃 위의 새’는 새가 꽃나무 위에 앉는 순간을 포착했다. 새가 날아와 나무가지 위에 머무르려는 순간 흔들린 나무가지에서 꽃잎이 떨어지고 있다. 역동성이 느껴지는 화면이다.

이번 전시작품들의 대부분은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대의 가격을 지닌 개인소장품들. 이런 작품들은 구입하기도 어렵다. 작품손상 등의 이유로 전시회 출품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감상할 기회가 적은 일반 소장품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이 전시회는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맛보기’에 거친 아쉬움과 허전함은 여전히 남는다. 02―732―3558.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