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관광객에게 공개되지 않은 내금강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화가들도 허가를 얻어야 금강산을그릴 수 있다며 드문 기회라고 하더군요.”
지난해부터 세차례 금강산을 다녀온 전남대 이태호교수. 그는 홍익대 대학원생시절부터 20여년동안 옛 그림속에 나타난 경치를 직접 찾아가 실경과 그림을 비교연구하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남한강 관동팔경 영남승경 지리산 제주도 등 주요그림의 소재를 찾아다녔다. 그동안 찍어둔 옛그림과 현장 사진이 5만여점에 달한다.
“정작 옛 화가들이 가장 많이 다룬 금강산을 직접 보지 못해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8월 중견 화가 강요배와 함께 방북을 신청, 금강산에 다녀왔다. 이때 두사람의 그동안 활동을 평가한 북측의 배려로 자세히 둘러보았다. 이후 올해 일민미술관 주최 ‘몽유금강―그림으로 보는 금강산3백년’전 금강산답사 등을 통해 두차례 더 다녀왔다.
그 결과를 ‘조선미술사기행1 금강산·천년의 문화유산을 찾아서’에 담았다. 출판사의 조선미술사기행시리즈 첫 권으로 기획됐다.
이 책은 크게 △금강산실경답사기 △옛그림 속의 현장 △금강산 불교유적 등 세부분으로 구성됐다. 금강산의 주요 명승지를 풍부한 사진으로 소개한다. 또 이들을 옛 화가들이 어떻게 그렸는지 분석한다.
“겸재 정선은 금강산 구석구석을 발로 누빈 뒤 느낀 인상을 한 화면에 모두 종합해 그렸습니다. 반면 김홍도는 비교적 눈앞에 보이는 사실 그대로의 모습에 충실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중국식 화풍에서 벗어나 우리 땅을 우리식으로 그린 ‘진경산수’를 우리미술사의 핵심으로 꼽는다.
“현장확인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는 그의 집념은 유다르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