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은 18일 국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준비설을 사실로 확인했고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8개국(G8)도 20일 독일 쾰른 정상회담에서 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준비를 심각한 사태발전으로 보고 있는 주변국들의 대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북한이 작년에 이어 다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의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 실제로 미사일 성능개선을 위한 군사연구 개발 과정일 수도 있고 대외 협상용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시위용’발사준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이 무엇이든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준비는 동북아지역의 안정은 물론 북한 스스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외교적 모험임에 틀림없다. 작년 8월 북한이 일본열도를 가로지르는 ‘로켓’을 발사했을 때의 상황은 이를 입증한다.
북한의 ‘로켓’발사는 당장 미국과 일본의 강경 여론을 자극했다. 대북(對北)지원이 중단되면서 한반도 위기설이 불붙기 시작했다. 북한은 나름대로 군사기술과 무력과시를 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그와 비교할 수 없는 유형무형의 손실을 자초한 셈이다. 만일 이번에도 평양당국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지금까지 설정된 주변국들의 대북관계는 완전히 붕괴될지도 모른다.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때는 대북 포용정책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느니, 미사일 재발사가 대북 봉쇄정책의 기준인 ‘레드라인(Red Line)’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미국 등에서 벌써부터 나온다.
평양당국이 더욱 명심할 일은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바로 자신들의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위대 재무장을 서둘고 있는 일본은 말할 것 없고 미국도 머지않은 장래에 북한 미사일의 직접적인 목표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첩보위성을 통해 미사일기지인 함경북도 대포동과 무수단 인근을 오가는 덤프트럭까지 세밀히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 평양당국은 이번 서해 도발에서 경험했듯이 자신들의 ‘미사일 모험’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우리의 정보판단에 따르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직전인 연료주입단계까지 간 것은 아직 아니다. 미사일 재발사를 준비하는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베이징(北京) 북―미(北―美)고위급회담에서 어느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다. 우방과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이 더 이상 무모한 ‘미사일모험’을 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