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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타율 3할로는 명함도 못꺼내』

입력 | 1999-06-21 19:32:00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프로야구 타자들의 시즌 목표는 3할타율과 30홈런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 목표를 그대로 말했다간 2군선수로 오해받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올해 3할타자와 30홈런 이상 슬러거들이 무더기로 쏟아질 것 같기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의 절반을 소화한 20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는 무려 21명. 리딩히터인 김한수(삼성)는 20일 쌍방울과의 전주 연속경기에서 맹타를 터뜨려 꿈의 4할타율(0.403)에 복귀했다.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4할타율을 유지한 것은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MBC 백인천이후 처음. 백인천은 그해 프로야구 사상 유일하게 4할타율(0.412)을 기록했었다.

이밖에 타격 2위인 LG 이병규(0.375)를 비롯, 롯데 마해영(0.355), 두산 정수근(0.347), 삼성 정경배(0.346)는 역대 시즌 타격랭킹에서도 10위권 안에 드는 높은 타율.

타격 21위로 3할타율에 턱걸이하고 있는 두산 우즈(0.306)조차 삼성 장효조(0.329)가 수위타자를 차지했던 86년으로 치면 3위에 해당된다.

홈런도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15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벌써 11명. 이런 추세면 20홈런이 아니라 30홈런타자조차 두자릿수가 될 것이란 계산이다.

30홈런은 프로야구가 생기고 7번째 시즌인 88년에야 해태 김성한이 처음으로 달성한 고지. 역대 30홈런 이상 타자도 12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해는 이승엽(삼성)이 이미 29개를 쳐내 사상 최초의 50홈런 고지를 바라보고 있고 2위인 해태 샌더스(22개)를 비롯해 모두 6명의 용병타자가 홈런 10걸에 이름을 올렸다.

87년 태평양 김동기는 9홈런으로도 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무려 25명의 타자가 이미 10홈런 이상을 쳐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