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의 민의수렴 기능 강화를 위해 민정수석비서관을 신설키로 하고 22일 국무회의에 대통령비서실 직제개정안을 상정한다.
현재의 민정비서관실을 확대개편, 차관급인 민정수석비서관을 신설하기로 것은 ‘고급옷 로비의혹사건’ 등과 관련, 민심수렴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대두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민정수석비서관 산하에 민정1,2비서관과 민원비서관을 둬 민심동향파악, 재야와 시민단체 여론수렴, 민원처리기능 등을 맡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제2건국운동’을 순수 민간운동으로 전환한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현재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산하에 있는 제2건국비서관직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의 신설에도 불구하고 사정(司正)과 공직기강분야를 담당하는 대통령비서실장 직속의 법무비서관실은 일단 존치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 출범 당시 6개였던 청와대 수석비서관실은 8개로 늘어났다.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은 이같은 내용의 청와대비서실 직제개편안을 21일 밤 김대통령에게 보고해 재가를 받았으며 22일 국무회의에 상정, 의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고급옷 로비의혹사건’ 등과 관련된 법적 현안들이 일단락되는 대로 법무비서관실의 사정 및 공직기강확립기능을 민정수석실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이 신설되면 더욱 폭넓게 각 분야의 여론과 민심동향이 김대통령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로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원칙이 다소 훼손되는 부담은 있으나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