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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中企플라자]망망대해 수출길 인터넷으로 연다

입력 | 1999-06-22 19:26:00


중소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 자사제품을 팔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 수출시장에서도 고급인력 부족과 경험부족 등으로 시장개척에 어려움은 크다.

그런 면에서 수출길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레포츠용품 제조업체 윈조이레포츠가 인터넷에 자사홈페이지를 개설,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사례는 업계의 주목을 받을만 하다.

미니 당구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기능 테이블’이란 제품으로 지난해 발명의 날 특허청장상까지 수상했지만 정작 해외시장에 물건을 파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도움을 받아 회사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나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이 테이블에 관심을 보이던 한 중국인 바이어가 이 회사로 E메일 오퍼를 보내온 것. E메일을 보내던 바이어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 업체를 방문했고 그렇게 몇차례의 만남이 이뤄진 뒤 바이어는 5만달러 분량의 구입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이 업체는 중국 바이어와의 계약을 성사시킨 뒤 제품에 관한 특성을 입체적으로 담은 자료를 자사 홈페이지에 추가로 등록시켜 올해 들어 러시아 네덜란드 일본 필리핀 등지에 100만 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전역의 할인매장에 물건을 공급하는 유통업체와 1200만 달러 분량의 계약에 성공,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신화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처럼 해외에 별도의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최근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수출계약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출에 관한한 ‘생무지’에 가까운 중소기업인들이 사이버 세계를 통해 수출에 활로를 찾고 있는 것.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 수출을 할 경우 시간과 비용면에서 상당한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수출계약에 성공한 업체들은 요즘 사이버세계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도움을 받아 자사 홈페이지를 제작한 중소기업들 중 실제 수출로 성과를 거둔 업체는 1년도 안된 기간중 벌써 10여곳에 이른다.

삶아서 쓸 수 있는 고무장갑으로 특허를 낸 대원실업도 최근 미국과 일본 중국에 200만 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했으며 중국업체로부터는 매출의 3%를 받는 조건으로 로열티 수출계약까지 끝마쳤다.

금고와 철제 사무용가구를 생산하는 국제금고공업사도 홈페이지를 통해 싱가포르의 한 바이어에게 90만 달러 어치의 물건을 팔았고 한의학 치료용구인 1회용 호침을 생산하는 A사는 4월 아르헨티나의 한 무역상과 10여 차례에 걸친 E메일 협상끝에 1차 샘플을 보내기로 해 수출의 첫 물꼬를 텄다.

중진공 정보화지원팀의 김형수 과장은 “현재 1400개 중소기업이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해 놓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수출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