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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北여자팀 명동찬감독 패인분석「엉뚱」

입력 | 1999-06-22 20:47:00


북한 여자축구팀의 패인은 ‘고급 버스’와 ‘검은 피부’때문?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제3회 여자월드컵축구대회 예선 첫 경기에서 나이지리아에 1―2로 진 북한팀이 이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북한팀 명동찬 감독이 분석한 패인이 이색적이다.

우선 조직위측에서 제공한 선수단 버스가 너무 고급이어서 출렁이는 쿠션 때문에 이동 때마다 서너명의 선수가 멀미를 했다는 것. 때문에 숙소에서 한시간 가량 떨어진 연습장에 도착한 후에는 주전 멤버들이 빠진 상태에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에는 한국 음식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은 매 식사를 숙소인 엠버시 아카디아 호텔에서 제공하는 양식으로 해결, 정작 경기 때 제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고 명감독은 아쉬워했다. 한국음식점이 있는 한인타운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한시간 이상 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멀미하는 선수를 고려해 입맛에 안맞는 양식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명감독은 또 선수들이 유럽 등 백인 선수들과는 수차례 경기를 가진 적이 있으나 흑인 선수들과는 처음으로 대면, 이들의 검은 피부에 크게 당황했다고 밝혔다. 특히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검은 피부에도 불구하고 금발로 머리를 염색하는 등 선수 대부분이 요란하게 치장을 하고 출전, 북한선수들이 이들 생소한 모습에 무척 어리둥절했다는 후문.

한편 정윤열 북한단장은 이날 밀실(?)에서 40여분간 10명의 금발 미녀에 둘러싸인 색다른 경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당일 오전 정단장과 독일 여자대표선수가 탄 숙소의 엘리베이터가 중간에 멈춰선 것. 선수들이 공포감과 산소부족 등으로 허둥대는 와중에 58세의 정단장은 느긋하게 바닥에 앉아 미녀들을 감상했다고. 특히 일부 선수는 밀폐된 공간의 열기로 인해 웃옷을 걷어 올리기도 했다는 것. 이같은 소동 때문인지 우승 후보로 꼽히던 독일은 이날 경기에서 이탈리아와 1―1로 간신히 비기고 말았다.

〈로스앤젤레스〓북미주동아 황의준기자〉eugene99@sbs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