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익스플로어라는 이름의 인터넷 바이러스가 전세계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이 바이러스가 가장 치명적인 점은 친구가 보낸 전자우편인 것처럼 위장함으로써 정체모를 전자우편물에 대한 컴퓨터 사용자들의 경계를 풀게 한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지구촌의 도래를 알리는 전령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아늑한 공동체로 여겨졌던 사이버스페이스는 이제 아무도 신뢰할 수 없는 고독한 곳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일부 낙관론자들은 암호를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기술을 이용해 네트워크에 ‘인공적’인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80년대 중반에 등장한 초기 온라인 공동체 중 하나인 웹의 설립자 케빈 켈리는 “지금은 환상적인 시대”라면서 “우리는 신뢰의 과학을 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컴퓨터 바이러스는 더 나은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자극제가 되는 쓸모 있는 결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사이버스페이스의 어두운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