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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세로 가는길]조세자료로 본 소득현황

입력 | 1999-06-23 19:45:00


각종 조세자료로만 볼 때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봉급생활자보다 훨씬 가난하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97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343만명. 이 가운데 61.7%인 212만명이 ‘과세미달자’에 해당한다.

과세미달자란 4인 가족 기준으로 연소득이 460만원 미만인 영세 자영업자를 말한다. 한달에 40만원도 채 벌지 못하는 극빈층으로 당연히 소득세가 면제된다.

반면 같은 해 근로자 1021만명 가운데 연 소득이 1360만원 미만(4인가족 기준)으로 근로소득세를 면제받는 사람은 326만명, 전체의 32%에 불과하다.

납세자 개개인의 전체소득대비 소득세 부담률도 87년 기준으로 근로자가구는 3.35%, 자영업자 가구는 2.67%로 나타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수입이 많은 봉급생활자가 자영업자보다 세금도 많이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LG캐피탈이 지난달 LG카드 회원 371만명의 카드 사용내용을 조사해 발표한 ‘직종별 카드사용 실태’에 따르면 현실은 정반대다. 4월 한달동안 봉급생활자들은 신용카드로 1인당 61만1900원을 지출한 반면 자영업자의 경우 같은 기간에 봉급생활자보다 3만4000원이 많은 64만59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난 것.

물론 한사람이 여러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조사로 소득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4월 국민연금 확대실시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이 신고한 소득수준이 평균 84만2000원으로 봉급생활자(평균 144만원)의 58.4%에 불과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수치다.

자영업자들이 세원노출을 꺼려 카드사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수준은 이보다 훨씬 높을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