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출범한 프로농구. 3시즌을 치르면서 인기 프로스포츠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탈바꿈한 국내선수의 기량도 많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팀 2명의 용병을 보유하게 함으로써 플레이 수준이 한단계 올라섰고 덩달아 국내선수의 개인기도 향상됐다.
외국선수 스카우트에 있어 프로농구 출범 때부터 지켜지고 있는 두가지 규약이 있다.
외국선수의 월급을 1인당 1만달러로 제한한 것과 신장 제한이 바로 그것.
그런데 몸값 제한은 외화낭비를 막는다는 측면 등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신장은 센터의 경우 2m4로 제한함으로써 멋진 포스트플레이를 볼 농구팬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국내 장신선수의 기량향상 기회가 없다는 지적이다.
12일부터 중국 홍콩 일본 대만 등을 돌며 열리고 있는 99아시아슈퍼리그농구대회는 이런 지적을 다시한번 생각케하는 무대.
한국은 단일팀 대우제우스농구단이 출전해 대표팀이나 프로올스타팀으로 구성된 중국 홍콩 등에 밀리고 있는데 특히 전력차가 심한 부분이 센터진.
2m대 장신이 4명이나 포진한 중국을 비롯해 2m를 넘는 흑인 센터들을 보유한 홍콩 등에 비해 포워드 포지션이 적격인 1m97의 이은호와 1m93의 카를로스 윌리엄스가 골밑을 지켜야 하는 대우로서는 속수무책으로 연패를 당하고 있다.
당초 외국선수의 신장제한 규정을 둔 것은 국내 장신 유망주들이 용병들에게 밀려 설 자리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장신의 흑인선수들과 호흡을 이뤄 멋진 포스트플레이를 연출하는 홍콩이나 일본의 장신 센터들을 보면서 “용병 때문에 국내의 장신선수가 클 수 없다”는 국내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도쿄〓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