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숙(孫淑)환경부장관이 러시아 연극공연 때 기업인으로부터 미화 2만달러(약 2400만원)의 격려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연계의 격려금 관행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공연뒤 정재계 고위인사들로부터 격려금을 받는 것은 문화계의 오랜 ‘관행’이다. 액수는 보통 100만∼300만원 전후. 그러나 이 격려금은 인기스타나 연극같이 인기있는 장르의 인기극단에만 주어지는 특별한 경우라는 것.
중견연출자 C씨는 “격려금을 받는 배우는 연극계 스타여배우인 손장관이나 Y, P씨 정도에 불과하다”며 “액수도 50만∼100만원”이라고 귀띔했다.
극단 산울림의 한 관계자는 “화제의 연극일 경우 격려금이 들어온다 해도 한번에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이고 그나마 보름이상 공연에서 서너번 이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기현 한국오페라단 단장도 “한번 공연에 100만원 상당의 격려금이 3,4회 들어온다”고 밝혔다.
또다른 중견연출자 L씨는 “김대중대통령도 100만∼200만원의 격려금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처럼 2000만원이 넘는 격려금은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장관의 경우 이번에 러시아에서 공연한 ‘어머니’의 국내공연때 20여차례에 걸쳐 격려금을 받았고 한번에 보통 200만∼300만원에 이르렀다고 이 극단관계자는 밝혔다. 그는 “단원들의 회식비나 용돈으로 사용했고 일부는 손장관에게 건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케스트라와 무용단 관계자들은 “격려금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다”며 “어쩌다 공연에 감동받은 인사들이 봉투를 전해올 경우가 있지만 이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격려금은 연기자나 극단대표가 받더라도 출연진의 회식비로 써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러나 손장관의 경우 전례가 없을 정도의 거액을 받았고 1만달러를 공연취소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사용하려 했다는데 대해서는 대부분 의아해 한다.
〈유윤종·이승헌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