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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씨 전격교체 배경]공직 동요일자 기강차원 결단

입력 | 1999-06-24 19:24: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4일 손숙(孫淑)환경부장관을 발빠르게 전격 경질한 것은 무엇보다 공직사회의 동요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김대통령은 23일 오후 늦게까지만 해도 손장관의 교체가능성을 아예 배제해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 적극적인 의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발행된 가판용 조간신문이 경질가능성을 보도한 내용을 보고받고 “왜 이런 보도가 나오느냐”고 못마땅해 했다는 것.

그러나 24일 아침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특히 공직사회의 불만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비서실의 보고를 받은 뒤 경질을 결심했다는 게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비서관이 손장관과 전화통화를 통해 사의표명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결심을 부추긴 최근 공직사회의 분위기는 상당히 험악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진단이다.

특히 공직사회 기강확립을 위해 이른바 ‘10계명’까지 하달한데 대해 공무원들이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뒤숭숭하다는 것. 따라서 김대통령으로서는 공직기강확립을 위해 경질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의 인사(人事)나 국정운영스타일이 여론위주로 변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 경질 때는 민심의 세찬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버틴 전례와는 사뭇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김대통령으로서는 ‘5·24’개각 이후 보름만에 김전법무장관을 경질한데 이어 한달만에 또다시 손장관을 교체함으로써 인사에 오류가 있었다는 여론의 지적을 자인한 셈이 됐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