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니 스타가 되었더라는 말이 나에게 해당될 줄이야.”
99윔블던테니스대회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 엘레나 다킥(호주).
그는 22일 대회 여자단식 1회전에서 톱시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꺾고 난 후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통째로 바뀌었음을 실감했다.
일류 기업체로부터 스폰서 제의가 쇄도해 들어왔고 발길을 옮길 때마다 카메라진의 취재 공세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는 그럴수록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부터 시작일 뿐인데…. 힝기스를 꺾은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연출한 이변이 운만은 아니었다. 다킥은 2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코트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2회전에서 카타리나 스투데니코바(슬로바키아)를 2―1로 꺾고 3회전에 올랐다. 다킥은 이날 1세트를 간단히 따낸 후 2세트를 아깝게 내줬으나 3세트에서 끈질긴 뒷심을 발휘해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남자단식 2회전에서는 트레이드마크인 흰 야구모자를 쓴 짐 쿠리어(28·미국)가 세계 10위 카를로스 모야(23·스페인)를 3―2로 꺾고 3회전에 진출했다.
쿠리어는 이날 힘은 다소 부쳤지만 게임만큼은 젊은 모야에 뒤지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 얻은 별명이 ‘마라톤맨’. 4월 영국과의 데이비스컵에서 팀 헨만(25)과 그렉 루셰드스키(26)를 모두 5세트 끝에 물리친 것처럼 이날도 풀세트에서 이겼기 때문.
남자부 시드배정 선수 중 처음으로 탈락한 모야에 이어 16번시드의 펠릭스 만티야(스페인)도 폴 골드스타인(미국)에게 1―3으로 졌다.
한편 1회전 탈락한 세계여자 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는 부상을 이유로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와 짝을 이뤄 출전하기로 했던 여자복식을 기권했다.
〈김호성기자·런던AP연합〉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