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 읽는 사기」 김영수지음 푸른숲 323쪽 9000원▼
사기는 중국 고대부터 사마천 자신이 살았던 기원전 1세기경까지 3천년간의 중국 역사를 정리한 역사서. 열전은 이 중 뚜렷한 업적과 행적을 남긴 인물들의 활동을 정리한 부분.열전에는 재상에서 자객, 못된 관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군상(群像)이 등장한다.
주나라 무왕의 동생이었던 주공 희단(姬旦)은 후에 공자가 꿈에서조차 그를 흠모했다던 뛰어난 인품의 소유자. 손님을 맞는데 지극 정성을 다해 ‘(손님들이 찾아와서) 목욕하다가 세 번이나 뛰쳐나왔고 먹던 것을 세 번이나 뱉고 나왔다’는 ‘일목삼착 일반삼토(一沐三捉 一飯三吐)’라는 고사를 남겼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사람을 소홀히 대하지 말라는 충고. 뜻을 이룰 때까지는 온갖 치욕을 견디며 남의 가랑이 밑이라도 지나간다는 ‘과하지욕’ 등 널리 알려진 고사들의 유래도 실었다.
등장 인물들의 일생을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이를 활용한 사례 △권력을 지켜가는 균형감각과 모략에 대처하는 법 △물러나고 나아가는 때를 가린 사례 등으로 묶어 소개.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