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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지도 이렇게]「몽실언니」

입력 | 1999-06-25 23:15:00


▼「몽실언니」권정생 글 이철수 그림 창작과비평사▼

모든 것을 잃은 채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마음씨 착한 소녀 몽실이의 이야기다. 식모살이와 구걸을 하면서도, 죽음과 인간의 매정함을 목격하면서도 울지 않는 몽실이는 이미 소녀가 아닌 어른이다.

해방이나 한국전쟁을 역사책이나 다큐멘터리로만 접한 초등학교 고학년생 혹은 중학생에게 역사체험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특히, 책의 주인공이 비슷한 또래이기 때문에 어린 독자는 ‘몽실 언니’의 이야기에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머나먼 옛날 일로도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쉽게 풀어쓴 문장과 군더더기 없는 서술 덕분에 이야기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작품에서 흘러나오는 쓰면서도 달콤한 감동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서는 이야기 바탕을 이루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광복, 6·25발발, 1·4후퇴, 유엔군 개입, 맥아더 장군의 인천항 진입작전 등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잠깐 다루어진다. 광복부터 휴전 후까지의 연대표를 만든 다음 그 아래의 공간을 양분해 위에는 한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적고 그 아래에는 그 시기에 일어나는 몽실이 삶의 사건들을 기록하도록 해보자.

책 속에는 이 도표를 만들기 위한 충분한 힌트가 있고 이야기 전개 또한 시기별로 뚜렷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나도 가까운 듯한 몽실 언니의 이야기와 한국현대사를 연결하면 이야기에 대한 감동 뿐만아니라 역사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것이다.

정태선(활동중심언어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