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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최종보고서]北금창리 시설 核부지 부적합

입력 | 1999-06-27 19:40:00


미국 국무부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의 금창리 지하시설 공사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최종 발표, 이 지하시설이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원자로나 핵재처리 공장 부지로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론은 금창리 지하공사가 “핵시설로 나아가고 있다는 실체적 증거가 있다”는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의 발언 등을 뒤집는 것이다.

국무부가 발표한 ‘금창리 현장조사 보고서’의 요지는 크게 네가지다.

첫째,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원자로나 (핵)재처리공장이 없었으며 건설중이지도 않았다.

둘째, 지하시설의 규모와 배치형태로 미루어 북한이 영변에 건설한 흑연감속 원자로와 같은 플루토늄 생산원자로를 설치하기에는 부적합하며 (핵)재처리공장으로도 제대로 설계된 것이 아니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지하시설이기 때문에 상당한(substantial) 개조를 한다면 그런 시설들을 지원하는 기능은 할 수 있다.

넷째, 북한측이 이 시설의 어느 부분도 감추려고 노력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국무부의 이같은 분석은 지금 핵시설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을 넘어 애당초 공사의 목적도 핵과 무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루빈 국무부 대변인은 “이 시설이 대규모 핵개발과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지만 다른 핵관련 용도로 착공됐을 가능성은 현재로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도 북한이 핵개발을 강행한다는 의혹이 있다던 그동안의 태도와는 크게 다르다.

루빈 대변인은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금창리 현장조사단이 지하터널단지의 모든 구역을 측량하고 비디오로 촬영했으며 지하시설을 보조하는 지상시설도 촬영하는 등 철저히 조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