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 1000명 가운데 33명이 항생제를 매일 먹는 등 항생제 투약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항생제를 제대로 사용하는 비율은 67.5%에 그쳐 감염에 대한 확증없이 예방 목적으로 항생제를 투약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항생제가 남용되면 항생제에 듣지 않는 내성균주가 증가해 치료효과가 적어지고 내성균주가 전파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뿐만 아니라 의료비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복지부의 용역을 받아 97년도 병의원과 약국 자료를 근거로 의약품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1000명중 항생제를 매일 복용하는 사람수를 나타내는 일일사용량기준단위(DDD)가 33.2로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의 평균 DDD인 21.3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국내 항생제 남용률이 우려할만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보사연은 또 97년 자료를 근거로 한 의료보험 진료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비율이 58.9%로 환자의 절반 이상이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치인 22.7%의 배가 넘는 수치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의경(李儀卿) 부연구위원은 “폐렴구균의 70∼80%가 페니실린 내성을 보였는데 이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며 “가장 강력한 항생제로 알려진 반코마이신에 대해서도 일부 병원에서 내성균주가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