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밥맛만 지킬 수 있다면 세계 어느나라 밥솥이 들어와도 이겨낼 자신이 있습니다.』
수입선 다변화제도 해제로 가전업계가 긴장하고 있지만 전기압력보온밥솥을 생산하는 대웅전기산업㈜ 김용진(金容鎭·54)사장의 얼굴에서는 걱정의 빛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진정한 승부를 겨룰 수 있는 맞수를 만났다는 전의(戰意)가 불타오른다.
김사장의 이같은 자신감은 기술력에서 나온다. 10여년간 매년 10억원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자, 우리나라 특유의 가마솥 밥맛을 찾아냈다. 밥솥으로 찜이나 각종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보강한 것도 이 회사 밥솥의 장점.
“가마솥 밥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만드는 밥보다 우리 입맛에 맞습니다. 우리회사는 이 맛을 현대적 기술로 재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김사장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왔다”며 “그래서 제품 이름도 한국 고유 이미지를 살려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뜻의 ‘모닝컴(Morning calm)’으로 짓게 됐다”고 말했다.
대웅전기의 밥솥은 일본 제품에 비해 높은 압력에서 밥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밥맛이 월등히 낫다는 게 김사장의 설명.
무쇠로 만들어진 가마솥 뚜껑의 압력을 재현해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 결과 팥이나 콩을 따로 불려 잡곡밥을 만들어야 하는 일반 밥솥과 달리 쌀과 함께 잡곡을 넣어 곧바로 잡곡밥을 만들 수 있는 밥솥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대웅전기는 꾸준한 기술개발의 결과 현재 밥솥 등 8건을 해외특허 등록했거나 출원 중이고 국내에서는 발명특허 실용신안 등 400여건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80억원이지만 올해에는 내수시장에서만 36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