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만 있으면 에인절의 돈벼락이 쏟아진다.」
아직 변변한 공장도 없는 벤처기업 ㈜한국신과학기술센터. 그러나 최근 기업투자설명회에서 13명의 에인절(개인투자자)들이 18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나섰다.이같은 투자액은 이 회사 자본금 14억원보다 4억원이나 많은 규모. 그동안 공장건축에 자금이 모자라 애를 먹었지만 에인절들 덕분에 8월이면 제주도에 공장이 완공된다.
직원 12명에 자산이 거의 없는 이 회사가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게 된 것은 순전히 기술력과 사업성 때문. 감귤껍질로 식품첨가제 펙틴과 의약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이 회사는 올하반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 2003년 연간매출 208억원, 당기순이익 94억원을 달성한다는 당찬 사업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젤리의 원료가 되는 식품첨가제 펙틴은 아시아지역에는 생산공장이 전혀 없어 한국 일본 중국 등이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독점적인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 또 감귤껍질에는 방사능 피해를 예방, 치료하는 의료용 펙틴과 성인병 등에 효과가 있는 플라보노이드가 다량 함유돼 있어 의약품 분야의 시장 잠재성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도 벤처기업 1호이기도 한 이 회사는 곧 완공될 제1공장이 정상가동되면 2001년경 10배 규모의 본공장을 지어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미국에도 진출해 대규모 에인절 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김길남(金吉南)사장은 “에인절투자는 자금지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함으로써 사업가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붐이 일어나면서 에인절의 돈벼락을 맞은 벤처기업은 한국신과학기술센터만이 아니다.
작년초 창업한 ㈜코스타월드는 지난달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생약추출물로 만든 발모제 기술과 사업계획을 선보이고 14억원을 유치했다. 국민회의 김민석(金民錫)의원을 포함한 에인절 25명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그 자리에서 투자의향을 밝혔다.
이밖에 차세대 휴대형정보단말기(PDA)를 제조하고 있는 제이텔은 에인절로부터 무려 34억5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개인투자자들 모임인 서울엔젤그룹의 실무를 맡고 있는 대한상의 양영천팀장은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투자하려는 에인절들이 크게 늘면서 벤처기업들도 이제 기술력과 사업성만 갖추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