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갑부는 누굴까.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인 빌 게이츠를 1위로 꼽았다. 총 재산은 무려 510억달러. 우리 돈으로 60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빌 게이츠는 그 많은 돈을 어떻게 벌었을까. 나스닥(NASDAQ)이라는 주식시장을 통해서다. 나스닥은 첨단 벤처기업의 주식이 주로 거래된다.한창 주가를 날리고 있는 인터넷주, 통신주들이 등록돼 있다.
등록기업들이 첨단업종에 집중되다 보니 주가상승속도도 빨라 98년 1월부터 최근까지 주가가 50%이상 올랐다.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나스닥시장을 본떠 만든 코스닥(KOSDAQ)시장이 있다. 흔히 말하는 ‘주식시장’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거래가 중심이 되는 시장이라면 코스닥시장은 증권업협회에 등록한 기업들의 주식이 거래되는 곳이다. 96년7월 개설됐다.
등록된 기업의 면면을 보면 미국과 같은 첨단 벤처기업도 있지만 아직은 증권거래소에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한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도 많다.
특히 정부는 최근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이면 일부 자본잠식이 있거나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하더라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해 팔 수 있게 허용했다. 그만큼 위험이 더 커진 것.
코스닥주식 투자방법은 상장주식과 똑같다. 증권회사에 계좌를 갖고 있다면 새로 만들 필요없이 코스닥종목도 살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신용거래가 되지 않는다는 점. 갖고 있는 돈의 한도 내에서만 주식을 살 수 있다. 또 하루 상하한가 폭이 거래소시장보다 작은 12%이고 최소 거래단위가 1주이며, 점심시간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매가 계속된다는 것도 특징.
‘벼락상승’을 하는 종목이 많은 만큼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 코스닥시장이다.
가장 큰 위험은 거래가 부진한 종목이 수두룩하다는 것. 전체 340여개 종목중 하루 거래량이 5000주를 넘는 것이 70개 안팎에 그친다. 별 생각없이 샀다가 팔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거래량은 많지 않은데 가격만 급등락하는 종목도 피하는 게 좋다. 코스닥 등록기업은 상장회사와는 달리 소액주주들에게 지분이 제대로 분산돼있지 않아 몇몇 투자자에 의해 시세가 급변할 수 있다. ‘작전’에 걸려 뒷북을 치면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전산처리용량이 충분치 않아 매매주문을 내도 즉각 체결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코스닥주식의 투자포인트 한 가지. 기업의 내용은 물론이고 오너가 누구냐에도 주목하는 것이 좋다. 코스닥기업들은 아직 성숙한 ‘어른’이 아니라 한참 커가는 ‘청소년’에 비유되기 때문에 제대로 기업을 키워나갈 능력과 비전을 갖춘 오너라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도움말〓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과장)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