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1,094m) 송계계곡.
산이 깊고 높다함은 험준하다는 말도 되지만 또한 그에 걸맞게 깊은 계곡도 품고 있음을 뜻한다. 충북 제천시 한수면과 덕산면에 걸쳐 있는 월악산은 그 산세가 험해 등반하기에 까다롭지만 넓은 암반 위로 맑은 물이 흐르는 송계계곡이 아름다워 한여름에 찾아 봄직하다.
월악산에는 애닯은 사연이 담긴 곳도 많다. 덕주사입구 성터에는 한때 명성황후가 은신했던 별궁, 마의태자의 누이인 덕주공주가 나라 잃은 슬픔속에서 오라버니를 기다렸다는 미륵사지도 있다. 또 신라때부터 군사주둔지였던 덕주산성은 몽골침입때 고려의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피신했던 곳이다.
산행은 덕주사에서 시작한다. 30여분 오르면 마애불.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험준한 960봉을 거쳐 계속 오르면 월악산 정상에 닿는다. 하산길은 한수면 송계리방향으로 이어진다. 여름을 만나 울창함이 극에 달한 계곡숲의 그늘아래 들어서면 피로와 걱정 근심이 한꺼번에 사라지는듯 하다. 팔탕소 와룡소를 스쳐 지나는 계곡 물소리는 그 소리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질 정도. 송계계곡의 절경은 인적이 잦지 않은 가을과 겨울에도 계속된다. 계곡을 벗어나 충북 괴산으로 향하는 길 도중에 있는 미선나무 자생지는 특별하다. 이유는 이 나무가 지구상에서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이기 때문.
계곡 주변의 등산로는 구불구불 이어져 막판의 가파르고 좁은 길을 따라 매점까지 이어진다. 이곳이 산행의 종착점으로 그 뒤로 송계리 주차장이 보인다.
▼산행정보▼
△가는 길〓서울(동서울터미널)↔충주는 버스, 충주에서 덕주사입구까지는 송계리행 버스 이용. △숙박〓제천시 한수면 송계2리 학산원(0443―651―1034) 동창민박(0443―651―1041) △산행〓4일, 관동산악연구회 02―876―2599
유정열〈‘우리산 길잡이’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