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략 핵폭격기 두 대가 지난 주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거리까지 진입하는 바람에 미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는 일촉즉발의 사태가 빚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러시아 TU95 ‘베어’ 폭격기 2대가 지난달 25일 오전 대서양의 아이슬란드 상공까지 진출하자 미 공군 F15 전폭기 4대와 P3 초계기가 추격에 나섰다.
미군기들은 근접거리에서 러시아 폭격기를 감시했으나 러시아 폭격기들은 아이슬란드 상공을 한차례 선회한 뒤 되돌아갔다.
또 이날 러시아의 TU140 ‘블랙잭’ 폭격기 2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노르웨이의 연안을 따라 내려오자 노르웨이 공군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사태는 러시아가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면서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군 지도부에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냉전시절에는 구소련 공군기가 서방측 방공망을 시험하기 위해 간혹 서방측 상공에 출현했으나 냉전 종식 이후 이같은 사태는 처음이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