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타율은 역시 ‘꿈’인가.
홈런선두인 팀후배 이승엽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4할을 오르내리는 고감도 타율로 99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던 김한수(28·삼성). 그의 상승세가 7월들어 주춤하면서 리딩히터 싸움이 바야흐로 제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6월말까지만 해도 0.395의 경이적인 타율로 2위 이병규(0.377·LG)를 큰 차이로 따돌렸던 김한수는 7월 5경기에서 22타수 1안타(0.045)의 극심한 슬럼프를 보였다.
반면 사상 최초의 ‘40홈런―40도루’에 도전장을 낸 이병규는 6월들어 0.394의 타율에 7홈런 26타점을 쏟아내며 시즌초보다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오히려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4일 현재 김한수와 이병규의 타율차는 불과 2리. 김한수가 0.370이고 이병규는 0.368로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승부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이에 따라 야구팬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던 4할타율은 올해도 또다시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4할타율은 120년 역사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조차 41년 테드 윌리엄스(0.406)가 기록한 이후 반세기가 지나도록 탄생하지 않고 있는 대기록.
국내에선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일본 퍼시픽리그 타격왕 출신의 백인천(당시 MBC청룡)이 0.412의 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한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백인천은 당시 페넌트레이스가 80경기에 불과했고 감독겸 선수로서 타율관리를 했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이후 이종범(주니치 드래건스)이 해태 시절인 94년 기록한 0.393이 진정한 국내프로야구 시즌 최고타율로 남아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