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본회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여야는 본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전날 무산된 통일 외교 안보분야 대정부 질문 일정(8일)을 놓고 “왜 여당 마음대로 결정하느냐” “운영위원회까지 열었는데 야당의원들이 안오지 않았느냐”고 고함을 지르다 정회까지 하는 소동을 벌였다.
○…본회의가 시작되자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은 “어제 못했던 통일 외교 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8일 실시하겠다”고 고지.
이에 일부 야당의원이 “언제 8일로 결정했느냐”“마음대로 국회 의사일정을 정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고함을 지르자 박의장은 “국회를 열지 못하고 여태까지 쉬었는데 또 이의가 있느냐”며 고성.
국민회의 유용태(劉容泰)의원이 “의사일정을 정하기 위해 국회운영위원회를 소집해놓고 야당의원들을 기다렸으나 참석하지 않아 능률국회 차원에서 그렇게 결정했다”며 양해를 구했으나 야당의원들은 “능률국회 좋아한다”고 고함을 치며 항의.
박의장은 야당의원들이 “이대로 계속할 수는 없다”며 계속 고함을 지르자 “의장한테 머슴부리듯 소리쳐도 되느냐”면서 “이런 상태에서는 진행을 못한다”며 정회를 선포.
갑작스러운 정회선포로 상당수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가자 국민회의 손세일(孫世一)원내총무는 박의장을 찾아가 “가까스로 정상화된 국회를 이런 일로 무산시켜야 되겠는가”고 설득, 결국 정회 10분 만에 박의장이 본회의장에 나와 대정부질문을 진행.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앞다퉈 이색 제안과 주장을 내놓았다.
국민회의 천정배(千正培)의원은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시키는 대책과 함께 특히 저소득층의 복지 향상을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하자고 제안.
자민련 김범명(金範明)의원은 “농수산물의 물류비 절감과 신선식품 공급을 위해 주말의 경우 농수산물 수송차량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토록 하자”고 제의.
또 한나라당 김찬진(金贊鎭)의원은 전직 대통령과 친인척 및 실세(實勢)들의 부정축재재산을 조사, 시효에 관계없이 국유화하고 ‘부정축재 환수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자고 촉구.
○…본회의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에 참석키로 한 당지도부의 결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
이재오(李在五)의원은 “국회일정을 거부하거나 국회참석을 결정할 때 의총에 일방 통보하는 식”이라며 “한번도 의총에서 원내전략에 대해 진정한 토의를 해본 적이 없다”고 성토.
이에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일인보스의 지배에 따라 일사불란한 당과 달리 강경파도 있고 온건파도 있는 것이 우리 당의 장점”이라며 갈등봉합을 시도.
〈김창혁·박제균·공종식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