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상품이 각광을 받으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펀드 운용실적이 신문에 공개되고 있다. 덕분에 펀드매니저들은 매일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다.
펀드의 수익률은 주식편입비율의 차이, 즉 펀드자산 중 주식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와 종목선택 능력에 달려있다.
모든 펀드는 적건 많건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블루칩을 비롯한 대형 우량주는 기본적으로 사들인다. 따라서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거의 비슷하다.
정작 승부는 ‘마이너 종목’의 선택에 달려있다. 큰 수익을 주는 종목을 골라내는 혜안을 갖춰야 경쟁자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것. 종목선택의 잣대는 기업의 성장성 및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유통업체 A사에 투자해 펀드 수익률을 꽤 올린 적이 있다. 3월중순 주당 2만5000원에 사들여 두달만에 10만원에 팔았으니까.
물론 낭패를 본 경험도 있다. 5월 초 1만300원에 산 B종목. 건설관련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성장성도 있고 주가도 저평가돼 있었으나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 두달동안의 기회비용까지 생각한다면 막대한 손실을 입은 셈이다. 건설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화근이었다.
펀드매니저도 이처럼 종목선정에 실패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러나 일부 종목을 잘못 고르더라도 펀드 전체의 수익률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바로 분산투자 때문.
분산투자 원칙은 개인투자자에게도 유효하다. 각각 다른 업종 또는 대형주·중소형주에 나눠 투자한 뒤 시장흐름에 맞게 비중을 조절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
백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