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게 무슨 얘깁니까?”
요즘 삼성전관 기술기획 그룹에는 연구원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삼성전관이 최근 도입한 벤처형 개발조직(NBU·New Business Unit) 제도에 대한 질문이다.
NBU는 사업 전망이 밝은 개발과제에 대해 연구원 자신이 개발비를 일부 부담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제도. 영업이나 서비스, 생산라인 등에서 소사장 제도가 도입된 적은 많지만 연구원이 직접 자신의 개발 과제에 출자하는 제도는 처음이다.
일단 NBU 과제로 선정되면 연구원이 개발비의 1%를, 회사가 99%를 출자해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연구원은 출자한 금액의 10배를 보상받게 되며 기술을 판매하거나 독립사업팀을 꾸리는 등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단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출자금액은 보상받지 못한다.
현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팀이 NBU 프로젝트 1호로 선정돼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8명의 연구원이 개발비의 1%인 1600만원을 출자해 과제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관 기술본부장 정선휘(鄭善暉)부사장은 “연구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제도”라면서 “의사 결정 과정이 단순해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