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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총무 『특검제 국익기준으로 판단해야』

입력 | 1999-07-13 18:36:00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61)신임 원내총무는 13일 총무에 선출된 뒤 기자들과 만나 “야당 총무시절에는 젊었기 때문에 강성이었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너그러워졌다”고 말했다. 특별검사제 도입에 반대하는 등 소신 행동으로 대야 강경론자로 비쳐지고 있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얘기였다.

―특별검사제 협상은 어떻게 풀 것인가.

“특검제가 하늘이 무너질 문제는 아니다. 이는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국익차원에서 특검제는 안된다는 소신을 밝혀왔는데….

“협상하는 사람이 상대방과 마주 앉기도 전에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않겠는가.”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와의 관계는….

“민주당 시절 국회의원으로 함께 활동하면서 당시 김대중(金大中)총재를 모시고 유럽을 여행하며 여러가지 대화를 나눠 서로 친하다. 훌륭한 분이다.”

―국회가 또다시 공전되고 있는데….

“여야를 떠나 국회를 가지고 선거운동을 하면 안된다. 경제위기도 채 극복하지 못했는데 정치권이 서로 싸우면 되겠느냐. 한나라당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국민회의가 단합하고 자민련과 협력하고 한나라당과 대화하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중에 정치개혁 입법 등의 처리가 가능하겠는가.

“16일로 회기가 끝나면 새로운 임시국회를 열기보다 가급적이면 회기를 연장해서 현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28일까지 회기연장이 가능하다.정치개혁특위도 필요하면 활동시한을 연장할 것이다.”

▼박상천총무 프로필▼

신임 박총무는 14대 국회 때 법률개폐특위의 야당대표를 맡아 당시 여당대표인 박희태(朴熺太)의원을 끈질기게 몰아붙여 국가보안법과 안기부법 협상을 ‘성공작’으로 이끌어냈다. 안기부의 수사권을 대폭 축소한 협상 결과를 놓고 당시 여권에서는 “안기부가 완전 무장해제됐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앞서 평민당 대변인 시절 그는 여야 쟁점이 생기면 밤을 새우다시피하며 장문의 대응 논리를 작성해 발표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좀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은 개인적 기질 때문에 한나라당에서는 박총무에 대한 경계분위기가 무척 강하다. 특검제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남 고흥출신의 박총무는 서울대 법대 4학년 때 고시 사법과에 합격, 20여년간 판검사생활을 거쳐 13대 총선 때 김대중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