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거의 병적으로 주눅이 들곤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저 보다 잘나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대화 중에도 자꾸 자신을 낮추는 말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에는 “겸손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 오히려 몹시 부담스럽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술적으로 일부러 그런다는 오해를 받을 때마저 있습니다.(경기 수원시에서 한 직장인)
◆답
지나치게 낮은 자존감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런 타입은 자신의 좋은 면을 평가하는데 매우 인색합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다 자기보다 뛰어나 보이므로 과공(過恭)한다는 오해를 살 때도 많습니다.
그런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인 생각 중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마음 속으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자신이 그럴 자격이 없다고 여겨 지레 겁을 먹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비합리적인 생각입니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한 나머지 오직 실수했을 때만을 가정해 남들이 자신을 바보같이 여길까봐 전전긍긍하는 것도 비합리적인 생각입니다. 그같은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때에 따라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고 대인관계에서 실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신에게거는비합리적인기대치를 낮추고 남들의 평가에 좌우되지 않는 감정 훈련만 된다면 더 이상 낮은 자존감으로 괴로워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양창순 신경정신과 원장)www.mind―op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