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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절망을 이겨낸 슈퍼맨의 고백」

입력 | 1999-07-16 19:53:00


70년대 인기영화 ‘슈퍼맨’의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47). 95년 불의의 승마사고로 숨조차 쉴 수 없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전신마비에 빠져 사경을 헤매던 그가 절망과 고통을 딛고 자신의 삶을 다시 세우기까지 사투(死鬪)의 과정을 담담하고도 솔직하게 써내려간 자전적 에세이다.

95년 5월 전몰장병기념일. 10년 동안 승마를 해왔던 그는 자신의 말과 함께 버지니아주 컬페퍼에서 종합훈련을 하고 있었다. 훈련 중 말이 장애물 뛰어넘기를 거부하며 갑자기 멈춰서고 말았다. 관성의 힘에 쏠려 그는 말에서 굴러 떨어져 내동댕이쳐졌으며, 순간 몸이 마비되고 숨조차 쉴 수 없게 됐다. 목뼈 두 개가 부러져 척수의 신경조직이 끊어졌다.

의식을 잃은 그는 3분 뒤 달려온 구조대원들의 앰뷸런스에 실려 근처 컬페퍼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 버지니아 의과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실에서 지내는 1주일 동안 그는 혼수상태에서 악몽에 시달리며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통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빠른 쾌유를 바라는 팬들의 편지가 40만통이나 날아들고 클린턴대통령까지 편지를 보내와 그에게 큰 위안이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희망을 안겨준 것은 부인 다나의 깊은 사랑과 헌신이 담긴 고백이었다.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에요. 그리고 난 당신을 사랑해요.”

이 말을 듣고 그는 어쩌면 자신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엄청난역경을이겨 다른 사람에게 누가되지않는것이었다.

그 뒤 그는 힘든 투병과정을 거쳐 회복돼갔으며 결국 휠체어에 의지하는 척수장애인이 된 채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는 영화에서처럼 현실에서도 ‘슈퍼맨’이었다. 미국과 전세계 척수장애인들의 대변자가 돼 척수연구기금을 마련하는가 하면 영화감독 자서전집필 등의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