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을 몰고다니는 행운의 여신」.
의상 스타일리스트 김민경씨(29)의 별명이다. 그럴만도 하다. 97년 SBS ‘미스터 Q’를 시작으로 ‘홍길동’ ‘청춘의 덫’ ‘토마토’에 이어 현재 방영중인 ‘해피 투게더’까지. 그가 담당한 드라마들은 모두 30%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약간 생소하게 들리는 의상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은 무얼까.
“연기자에게 적합한 옷을 골라준다는 소극적 역할은 옛 말이 됐죠. 드라마 분위기에 맞춰 머리에서 발끝까지 연기자의 통일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게 내몫이예요.”
의류학과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기 2,3개월전 기획단계부터 일을 시작한다. 주인공의 캐릭터가 설정되면 PD 작가와의 토론을 거쳐 연기자의 ‘색깔’을 정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연기자 의상의 색깔과 종류가 드라마 내내 고정되는 건 아니다. 사랑하고 헤어지는 주인공들의 사연에 따라 수시로 변화가 일어난다.
연기자들은 대부분 스타일리스트의 의견을 따르지만 마찰을 빚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젊은 여배우들은 드라마 내용에 맞게 소박한 복장을 주문했는데도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나오는 등 엉뚱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화면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죠. 그러나 이상하게 튀면 시청자의 눈에는 ‘웃기는 드라마’가 됩니다. 요즘 시청자의 눈이 얼마나 무서운데….”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