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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였어요]인라인하키 동호회 「에어본」

입력 | 1999-07-23 18:17:00


아직도 인라인스케이트(롤러 블레이드)를 ‘아이들이나 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휴일에 큰 공원에 한번 가보는게 좋다. 땀을 뻘뻘 흘리며 ‘바퀴 달린 발’을 열심히 움직이는 아저씨 아주머니 아가씨들, 그리고 그 옆을 날렵한 어린이가 우쭐대며 ‘쌩’추월해가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요즘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하키를 즐기는 어른들도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

“와, 이겼다.”

17일 오후8시 평촌신도시(경기 안양시)내 중앙공원. 제1회 인라인하키 동호인대회 결승전에서 상대팀인 BHS를 13대7로 누른 ‘에어본’팀 선수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에어본’은 인라인스케이트가 좋아 뭉친 어른들의 모임. 인라인스케이트 도입 초기인 97년 결성됐다. 처음엔 인라인스케이트만 즐기다 우연히 접한 외국 비디오에서 인라인하키 경기 모습을 보고 연습을 시작했다.

현 회원은 25명. 주로 대학생과 20, 30대 직장인이지만 40대 공무원과 초등학생 회원도 있다.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저녁 평촌 중앙공원에 모여 팀워크를 다진다.

“쉴새없이 퍽을 쫓다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요. 한 경기 뛰고나면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격렬한 남성적인 운동이지요.”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는 양유열(梁由烈·24)씨가 늘어놓은 인라인하키 예찬론이다.

현재 국내의 인라인하키 동호인 클럽은 10여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과 한강시민공원이촌지구, 일산호수공원, 평촌중앙공원 등이 이들 동호인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시범종목인 인라인하키 경기는 아이스하키와 규칙이 거의 비슷하지만 선수가 5명으로 1명 적고 부상위험이 큰 보디체크는 금지돼 있다. ‘롤러블레이드’는 인라인스케이트를 만드는 미국의 회사 이름.

에어본 팀의 주세현(周世鉉)회장은 “인라인하키는 아직은 동호인들만 즐기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아이스하키보다 훨씬 빠르게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4년 올림픽에는 우리 국가대표팀이 출전할 수 있도록 붐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