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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인&아웃]SBS 미디어사업본부 영화PD 김하정씨

입력 | 1999-07-25 18:39:00


『13∼15명으로 영화 한편을 만들죠. 제작비도 줄여야 하고 인원이 많으면 녹음실도 좁아서….』

그렇게 적은 인원으로 영화를? 놀랄 것 없다. SBS 미디어사업본부의 ‘영화PD’ 김하정씨(42) 얘기다.

그가 만드는 영화에도 ‘레디 고’사인은 들어간다. 그러나 촬영현장에서 당연히 보여야 할 카메라는 없다. 대신 김PD가 캐스팅한 성우들이 편집기에서 돌아가는 영화 화면에 맞춰 목소리 연기를 펼친다. 영화를 TV로 방영하기 위해 성우들의 목소리를 입히는 더빙(Dubbing) 작업 지휘가 그가 말하는 ‘영화 제작’이다.

김PD는 “젊은 시청자들은 더빙없이 자막으로 영화를 보고 싶어하지만 TV는 극장과 다르다”고 말한다.

김PD가 하는 일은 영화 제작뿐이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방송위원회의 영화심의를 통과하는 것.

심의에 앞서 예상문제를 풀듯 ‘문제장면’을 미리 자른다. 공들여 제작해도 심의에서 방송에 부적합하다는 불방(不放)판정이 내리면 모든 일이 허사이기 때문. 심의가 까다롭다는 것이 그의 불만이다.

“1년에 20여편이 방영되는 한국영화의 재탕삼탕이 심하다는 비판이 많지만, 새영화를 내보내고 싶어도 심의를 통과하기 힘드니 안타까울 뿐이죠.”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