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PC업계, 정부 초저가PC 보급계획 『시장붕괴』반발

입력 | 1999-07-27 18:25:00


정보통신부가 PC보급률 향상을 위해 추진키로 한 ‘초저가PC 보급계획’에 대해 PC제조업체 및 PC유통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현재 국민 100명당 15대인 PC보급률을 단기간내 싱가포르 수준인 100명당 3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15인치 모니터를 포함한 가격이 80만원대인 초저가 PC를 보급키로 했다.빠르면 올 9월 시작해 내년말까지 PC 700만대를 보급하기 위해 업체가 만들기만 하면 판로까지 보장할 예정이다.초저가PC 보급계획은 정보화 선진국 조기달성을 목표로 정보통신부가 주도하고 있는 사이버코리아21 프로젝트의 하나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PC보급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면 초저가PC의 보급이 필수적”이라며 “업체들과 지속적 협의를 통해 관철할 방침이며 이 가격에 맞출 수 있는 업체만 선별해 공동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PC제조업체와 PC유통업체는 이같은 정부의 계획이 시장원리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반발이유는 정부가 제시하는 PC사양을 80만원대 가격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으며 이 PC가 시중에 유통될 경우 기존 유통망 및 중소 PC조립업체들의 붕괴가 예상된다는 것.

정보통신부가 제시한 PC사양은 인텔 펜티엄Ⅱ 400㎒ CPU를 비롯해 △64MB 메모리 △6.4GB HDD △56Kbps 모뎀 △40배속 CD롬 드라이브 △15인치 모니터 등으로 현재 판매가격은 200만원 가량된다.

업계 관계자는 “200만원짜리 PC를 80만원대에 대량 보급할 경우 국내 PC시장 자체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면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한다.

또다른 관계자는 “가시적인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계획을 추진하기보다 많은 국민들이 PC를 생활화할 수 있는 정보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통부가 공급키로 한 7백만대는 현재 국내 PC보급대수 8백만대에 육박하는 대규모 물량으로 이 계획이 추진될 경우 국내 PC업계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