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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으로 본 세상]『中 온도계 모두 고장났나 했더니』

입력 | 1999-07-30 18:44:00


중국이 마침내 최고 기온을 사실대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날씨보도에서 ‘기온발표 조작’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앞으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정확한 기온을 밝히기로 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지가 29일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수은주가 섭씨40도를 가리켜도 언론에 보도되는 ‘공식 온도’는 37도를 넘지 않았다.

중국이 지금까지 기온을 조작해 발표한 이유에 대해 ‘기온이 38도를 넘으면 노동자에게 휴가를 줘야 한다’는 법규 때문이라는 해석이 중국인들 사이에 널리 퍼졌었다. 이에 대해 중국 관리들은 “그런 규정은 없다”며 “다만 중국 도시의 공해가 심한데다 덥기까지 하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 삶의 질에 대한 평판이 나쁠 것 같아 그래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는 25일부터 제대로 된 기온표를 싣기 시작, 26일 주요도시 평균 최고기온이 44도가 넘었다는 ‘뉴스’를 전하기도 했다. 청년보는 “이를 계기로 국가기밀이 아닌 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내용을 보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수진기자〉sjkana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