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얀 장삼자락은 나비처럼 너울대고, 둥둥둥 법고(法鼓)소리는 영혼을 두드린다. 온갖 잡귀와 번뇌를 물리치고 청정한 마음을 갖게 하는 바라춤….
지난달 27일 오후6시. 서울 서대문구 동 태고종 봉원사 설법전에서 스님들이 직접 펼치는 ‘영산재(靈山齋)’시연을 관람하던 50여명의 외국인들은 장엄한 불교의식에 깊숙히 빠져 들었다.
중요무형문화재 50호인 영산재는 부처님이 인도의 영취산에서 설법하던 장면을 재현한 불교의식. 삼현육각 호적 취타 등의 악기 연주와 법고춤 나비춤 바라춤 등의 무용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의식은 본래 하루 꼬박 걸리는 대규모 행사. 봉원사는 올해 초부터 이 중 핵심부분만을 모아 50분으로 축소,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연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산채와 곡물로 이뤄진 전통사찰 요리도 제공한다. 네덜란드에서 온 관광객 에이 바우트(31)는 “처음 접해보는 한국 불교이지만 마음 속 깊이 울리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저녁식사포함1만원.02―313―3006
한편 조계종도 지난달부터 서울시내 조계사 봉은사 화계사 등에서 참선 예불 다도 발우공양 등 외국인대상 ‘한국불교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02―720―7060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