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상장을 앞두고 보험학회가 정부입장과는 정반대로 상장시 자본이득은 주주몫이라는 의견을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주식회사의 소유주는 분명히 주주이고 주주와 계약자의 관계는 채권 채무관계이기 때문에 계약자가 상장이득을 갖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한국보험학회(회장 신수식·申守植)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생보사의 기업공개와 이익배분에 관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생보사 상장과 지배구조 문제를 다룰 전담팀을 구성해 8월말 실시할 예정인 공청회의 ‘전초전’ 성격.
참석자들은 대부분 생보사 기업공개에는 찬성하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자본이득 분배에 대해 업계 대표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 상장에 따른 자본이득은 당연히 주주의 몫”이라는 입장을 보였고 시민단체쪽 토론자들은 “상호회사적 성격이 강한 배당상품 판매에 주력해온 생보사들이 이제서야 ‘법대로’를 주장해선 안된다”고 맞섰다.
▼주주몫이라는 주장▼
김성재(金聖在)외국어대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주식회사인 생보사의 소유주는 주주이기 때문에 상장에 따른 자본이익은 100% 주주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생보사 기업공개시의 시세차익은 기술혁신, 투자위험에 대한 보상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보험계약자는 생보사에 대한 채권자에 불과하며 국내 생보사가 상호회사적 성격을 띠더라도 이같은 근본적인 관계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토론에 나선 업계대표 신이영(辛利永)생보협회상무와 정성택(鄭聖澤)흥국생명전무도 주주편. 신상무는 “계약자에 대한 생보사의 책임은 유배당상품에서 발생한 이익을 나눠주는 것으로 끝난다”며 “손실이 생기면 계약자에게 손해를 전가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전무는 “자본이득을 계약자에게 나눠주려해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계약자 몫도 있다는 주장▼
시민단체 대표들은 자본이득의 계약자 배분비율이 결정되지 않으면 차라리 상장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
강창경(康昌景)소비자보호원 정책연구실장은 “생보사의 경영은 다수 계약자의 도움과 희생, 정부의 지원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과실의 분배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본이득 배분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이 이뤄지면 계약자 집단소송 등 심각한 후유증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상조(金尙祚·한성대교수)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도 “계약자의 권익을 침해하면서 재벌의 사금고 역할을 하고 있는 대그룹 생보사들의 상장을 논하기 전에 재벌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봉주(李鳳周)경희대교수는 “삼성생명 자산 36조원 중 지난 40년간 주주의 실제 출연금은 40억원 뿐”이라며 주식공모비율을 100% 이상으로 해 생보사를 국민기업화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