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한반도는 태풍의 주요 통과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름철 한반도 주변의 기압이 비정상적으로 배치되면서 남서쪽에 비구름을 잔뜩 머금은 태풍이나 남서기류가 쉽게 유입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기 때문. 마치 태풍이 들어오기 편하도록 문을 활짝 열어 놓은 형국이다.
이에 따라 올 여름에는 평년보다 많은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여름철마다 한반도를 덮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해상으로 물러나고 중국 양쯔강 주변에는 저기압이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 가운데가 텅 비어 있는 상태.
예년같으면 남서기류나 태풍이 북상하다가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과 부딪치면서 우회하게 되는데 그 진로를 방해하는 장벽이 없어진 셈이다.
제5호 태풍 ‘닐’과 제7호 태풍 ‘올가’ 역시 이같은 경로를 타고 한반도에 들어왔다.
이런 현상은 여름철 한반도 기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올해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발생한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