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홀브룩(58) 전 미국 대통령 발칸담당 특사가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유엔대사로 임명된 지 14개월 만에 자리에 앉게 됐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5일 홀브룩에 대한 유엔대사 임명안을 인준했다. 홀브룩에 대한 인준은 그가 이권에 개입해 공직자 윤리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임명 직후 제기되면서 미뤄져 왔다. 인준을 거부해온 상원은 그가 최근 5000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동의함에 따라 간신히 체면을 지켰다. 미 유엔대사 자리는 전임자 빌 리처드슨이 작년 9월 에너지부장관으로 옮긴 이래 공석이었다.
뉴욕의 유태계 집안에서 태어나 62년 브라운대를 마친 홀브룩은 베트남 주재 미 대사관에서근무를 시작해 동아시아 태평양담당국무부 차관보를 지내며 한국에도널리알려졌다. 80년대 중반 모로코 주재평화봉사단장을맡기도 했다.
그는 95년 보스니아 전쟁을 끝내는데 크게 기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됐을 만큼 클린턴 정부의 ‘최고 국제분쟁 전문가’로 인정받아왔다.
여름 휴가를 떠나기 직전 마침내 상원에서 임명안이 처리됐다는 소식을 들은 홀브룩은 “상원 외교위원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앨 고어 부통령과 친해 고어 집권시 국무장관 감으로 꼽히고 있다. 유엔대사로서 그가 맡게될 현안은 코소보에서의 유엔 역할 강화와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의 조정 등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